국립중앙박물관, 경주 서봉총 재발굴 보고서에서 밝혀

[국립중앙박물관 제공. 재판매 및 DB 금지]
(서울=연합뉴스) 임동근 기자 = 1천500년 전 신라 왕족이 돌고래, 남생이, 성게, 복어 등을 먹고, 제사에 사용했다는 사실이 처음 밝혀졌다.
국립중앙박물관은 일제강점기인 1926년과 1929년에 조사했던 경북 경주 서봉총을 2016∼2017년 재발굴한 성과를 담은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이런 연구성과를 7일 발표했다.
서봉총은 사적 제512호 경주 대릉원 일원에 있는 신라 왕족의 무덤 중 하나로 서기 500년 무렵 축조됐다. 먼저 만들어진 북분에 남분이 나란히 붙어 있는 쌍분이다.
무덤 이름은 당시 스웨덴(한자로 서전·瑞典) 황태자가 조사에 참여한 것과 봉황(鳳凰) 장식 금관이 출토된 것을 고려해 서봉총(瑞鳳塚)으로 붙여졌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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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재발굴에서는 무덤 둘레돌(호석·護石) 주변에 큰 항아리를 놓고 무덤 주인에게 음식을 바친 제사 흔적이 발견됐다. 이곳에서는 총 27개의 제사용 큰 항아리가 발굴됐는데 북분에 10개, 남분에 13개가 있고, 경계가 모호한 것이 4개 있다.
27개의 큰 항아리에서는 종(種)과 부위를 알 수 있는 동물 유체 총 7천700점이 확인됐는데 조개류가 1천883점, 물고기류가 5천700점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.
국립중앙박물관 김대환 학예연구사는 "발굴조사를 통해 당시 무덤 주인을 위해 귀한 음식을 여러 개의 큰 항아리에 담아 무덤 둘레돌 주변에 놓고 제사를 지내는 전통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"고 밝혔다. 이어 "이런 제사 형태는 삼국사기와 삼국유사같은 기록에도 나오지 않는다"고 덧붙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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특히 남분에서 발굴된 큰 항아리들에서는 조개, 물고기 이외에 바다 포유류인 돌고래, 파충류인 남생이, 성게류가 확인됐고, 신경 독을 제거하지 않으면 먹기 어려운 복어도 발견됐다.
김대환 연구사는 "큰 항아리 속 동물 유체들은 신라 무덤 제사의 일면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당시 사람들의 식생활을 알려주는 좋은 자료"라며 "특히 남분 큰 항아리의 동물 유체를 봤을 때 당시 신라 왕족들이 복요리, 성게, 고래 고기 등으로 아주 호화로운 식생활을 즐겼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"라고 말했다.
이어 "조개는 산란기 때 독소가 있어 식용하지 않는 점, 또 청어와 방어의 회유 시기를 고려할 때 이들은 대부분 가을철에 포획된 것으로 추정된다"며 "당시 제사가 무덤 축조 직후에 실시됐던 것을 고려하면, 남분은 가을에 완성됐을 가능성이 크다"고 덧붙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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국립중앙박물관의 재발굴은 일제가 밝히지 못한 무덤의 규모와 구조를 정확하게 확인하는 성과도 거뒀다. 일제는 북분의 직경을 36.3m로 판단했으나 재발굴 결과 46.7m로 밝혀졌다.
또 돌무지덧널무넘(적석목곽분)의 돌무지는 금관총과 황남대총처럼 나무 기둥으로 가설물을 먼저 세운 뒤 쌓아 올렸다는 사실이 최초로 확인됐다. 돌무지덧널무덤은 지면 아래에 구덩이를 파고 나무 덧널을 조성한 뒤 돌을 쌓아 올리는 고분 양식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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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봉총은 금관을 비롯해 다수의 황금 장신구와 부장품이 출토되는 등 학술 가치가 뛰어난 무덤임에도 불구하고 일제는 발굴보고서를 간행하지 않았다. 이에 국립중앙박물관은 2014년 서봉총 출토품 보고서를 간행하고, 서봉총 재발굴 이후 이번에 그 성과를 담은 유적 보고서를 발간했다.
dklim@yna.co.kr
<저작권자(c) 연합뉴스, 무단 전재-재배포 금지>2020/09/07 14:23 송고
September 07, 2020 at 12:23PM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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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천500년전 신라왕족의 호화로운 식생활…돌고래·복어 등 먹어 - 연합뉴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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